디아스포라에 주목하는 이유 경기도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사업을 추진하였다. 크게 기념·기억, 성찰·발전, 포용·미래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되었고, 그 중 ‘포용·미래’ 분야의 중심 사업은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코리안 디아스포라(Diaspora) ‘위대한 여정’이었다. 코리안 디아스포라 사업은 해외에 이주하여 살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재외동포의 후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본격적인 코리안 디아스포라 추진의 선행 사업으로 경기문화재단은 2019년 초부터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 기념식, 경기도 슬로건, 그리고 경기문화재단의 엠블럼 제작 등에 공을 기울였다. 코리안 디아스포라 위대한 여정의 주요 프로그램은 임시정부 기념식 개최, 문화·예술 기념 공연, 경기도 및 관련 지역 역사문화 탐방, 국제 학술 컨퍼런스 및 간담회 등으로 이루어졌다. 기획 방향과 행사 내용에서 드러나듯이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특별한 100주년에 걸맞게 역사적 의미, 변화과정, 반성, 전망을 담은 국제행사로 내외의 주목과 관심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 일본, 쿠바 등 7개국 디아스포라 후손으로 문화·예술·학계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2~4세들이 참석하였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러시아(우스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의 아리랑 무용단 25명, 우즈베키스탄(타쉬겐트) 고려인협회 앙상블 20명, 키르기스스탄(비슈케크) 고려인협회 앙상블 15명, 카자흐스탄(카라간다) 한국문화원 무용단 21명, 일본(오사카) 코리아NGO센터 금강학교 청소년 공연단 17명, 중국(연변) 연변대학교 허명철 교수, 쿠바(아바나) 호세마르티 한국문화클럽 5명 등 총 105명이었다.
이들 초청단은 4월 11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코리안 디아스포라’ 축하공연에 나서는 등 예술을 통한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 자리에서 민족화합의 염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평화선언서와 희망선언서의 낭독과 경기도립무용단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광복회 회원과 학생 등 도민 1,000여명은 임진각역에서부터 평화누리공원까지 걸으며 태극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도교육감, 도의회의장, 도내 국회의원, 군장병 등 도민 2,000여명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식전 행사로 ‘미래를 위해 바뀌어야 할 100가지 키워드’, ‘임시정부 사진전 및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기념식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열렸다.12일부터 14일까지 임진각 평화누리캠핑장에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캠핑 페스트벌’을 비롯하여 찾아가는 독립영화관, 버스킹 공연 및 체험부스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초청단은 기념식 참가에 이어 행사 기간 동안 수원화성과 남한산성 등 도내 세계문화유산과 박물관·명소를 탐방하고 모국의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하였다. 한편 각국 동포사회에 이어져 온 한민족의 전통 및 생활예술 공연을 선보이는 등 문화교류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코리안 디아스포라 행사의 핵심은 고국을 떠나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의 후손 2∼4세대를 초청하여 이들에게 한민족이란 동질성을 확인하고, 한민족의 예술혼을 보고 느끼면서 오랫동안 내면으로 이어져 온 공동체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었다.
4월 10일 오후 5시부터 디아스포라 초청단과 관계자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가 살아온 백년의 역사, 함께 살아갈 천년의 미래’를 주제로 한 네트워크 간담회와 환영만찬이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열렸다. 이어 12일에는 수원컨벤션센터 4층 회의실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미래, 플랫폼으로서의 경기도’를 주제로 국제 학술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여 선도 지자체이자 ‘K-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될 경기도의 재외동포 지원 정책개발의 방향과 과제들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날 학술컨퍼런스는 고려대학교 윤인진 교수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산에서 플랫폼으로’ 이란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초국가주의와 한민족 디아스포라 : 초국가적 음식문화의 역동성’(송창주, 오클랜드대),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경기도 : 나라밖 문화협력과 귀환 동포의 활용’(임영상, 한국외국어대),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조선족의 세계적 확장성’(허명철, 연변대), ‘이산과 분단을 넘은 예술혼,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미술’(박본수, 경기도박물관) 등 국내외 교수와 전문 연구자의 학술 논문이 차례대로 발표되었다. 토론자로는 이석인(목포대), 김성하(경기연구원), 신은미(한국이민사박물관) 등이 나섰고, 마지막 종합토론에는 김은기(고려대)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와 토론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활발한 토론이 늦게까지 이어졌다. 한마디로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100주년을 맞아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고, 지난 역사를 재조명하고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 전환 및 동질성 회복의 계기 마련,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 고취 등에 초점을 둔 사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업을 통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하여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독립운동가 및 강제이주·징용자 후손을 대상으로 모국 초청행사를 통해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 고취 및 정체성 유지·계승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근현대 100년의 격동의 역사 속에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재조명하고 천년의 미래를 위한 기반 마련”에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