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의미 있고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고, 그 중에는 임시정부와 관련된 해외 답사 프로그램이 많았다. 임시정부에 초점을 둔 답사와는 달리 경기도 고양시 고양문화재단이 주목한 곳은 신흥무관학교였다. 신흥무관학교는 해외 독립운동이 전개되었던 거점 중 하나로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를 양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7년 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연이어 참석한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육사의 역사적 뿌리도 100여 년 전 신흥무관학교에 이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본 사업은 경기문화재단 후원,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주관, 그리고 고양문화재단 주최로 실시되었다. ‘2019 신흥무관학교 옛터 답사’라는 명칭으로 2019년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심양, 유하, 통화, 백두산, 압록강 등을 둘러보는 탐방이었다.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 신흥무관학교 옛터 답사’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답사단에는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상임대표를 단장으로 하여 모두 28명의 시민과 학생들로 구성되었고, 라디오 다큐 제작을 위해 YTN 피디와 작가도 동행하였다.
답사단은 1911년 신흥강습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유하현 삼원포 추가가 마을을 시작으로 광화진 합니하, 고산자진 대두자 본교 터, 통화현 쾌대모자 분교 터 등을 차례로 방문하였다. 신흥무관학교는 해외 독립운동사와 관련된 연구성과, 교과서, 그리고 대통령 축사에도 언급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막상 답사단은 그 터를 찾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어 신흥무관학교 터와 그 주변은 외관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중국 당국은 신흥무관학교 터에 표석 설치조차 허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 답사단을 감시하는 공안의 눈길로 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웠다. 답사가 2019년 7월 여름에 진행된 까닭인지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옥수수 탓에 각 답사지마다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았다. 특히 1919년 3·1운동 이후 독립운동을 위해 몰려든 청년들로 교세가 가장 확장되었던 고산자진 대두자촌의 신흥무관학교 본교 터는 접근이 어려워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또 통화현 시내의 신흥무관학교 쾌대모자 분교 터는 현재 통화현립 유치원이 들어서 100년 전의 모습을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신흥무관학교 옛터를 모두 본 답사단은 백두산과 압록강을 둘러보았다. 백두산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무쌍한 날씨로 유명했지만, 답사단이 방문한 날에는 쾌청한 날씨를 선사해 답사단의 탄성을 자아냈다. 답사단의 분위기를 최고로 끌어 올린 것은 보트를 타고 수풍댐까지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나왔다. 답사단은 배에서 둘러본 북녘 땅과 동포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선상에서 다같이 ‘우리의 소원’을 소리 높여 합창했다. 답사를 마친 후인 8월 7일 평가모임에서는 신흥무관학교 관련 교육 자료 발표, 동영상 시연, 감상문 낭독 등의 시간을 가졌다.
흔히 문화재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볼 때보다 직접 보고 느끼면 감동이 두 배가 된다고 한다. 2019년 한국 역사의 전환점을 맞는 100주년을 맞아, 상해 임시정부와 명망 높은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국내외 탐방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독립운동이란 큰 역사 흐름에서 의미 있는 장소는 답사를 기획하고 찾는 사람의 관심과 열정에 따라 다양하다. 그만큼 신흥무관학교를 찾은 이번 탐방이 신선하고 주목할 만한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