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100년의 시간여행, 8·15역사투어 버스’란 기획 행사가 추진되었다. 이 사업은 광명시의 광명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광명시는 시민과 함께 지난 역사를 되새기고 공감하고자 ‘100년의 시간여행 8·15 역사투어버스’ 사업을 기획하였다.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과 순수 및 종합예술 퍼포먼스 창작소인 상상발전소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결합하여 시민들이 참여하고 소통한 문화예술 역사 투어 프로그램이었다. 8·15 역사투어 버스는 2019년 8월 14일 오전 9시와 오후 15시 두 차례 운행되었다. 광명동굴, 충현박물관, 온신초등학교 3·1운동 기념비 등을 방문하는 코스로 이어졌다.
첫 번째 투어 코스는 ‘광명동굴’이었다. 광명동굴은 1912년 일제의 자원 수탈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 당시 광산에는 징용과 생계를 위해 온 500여 명의 광부가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엄청난 양의 광물이 채굴, 수탈되어 일본의 태평양전쟁 관련 군수물자로 활용되었다. 투어팀은 코끼리 열차를 타고 광명동굴 제2출입구(동문)으로 향했고 와인 동굴 출입구를 통해 동굴 내부로 들어갔다.
상상발전소와 투어팀이 펼친 첫 번째 퍼포먼스는 예전 광부의 모습을 재현한 ‘전구 인간’ 이었다. 광명동굴은 일제강점기 당시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자, 해방 후 근대화와 산업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업유산이다. 일제강점기 수탈현장이란 역사적 가치와 함께 폐광 후 확인된 광부들이 남긴 낙서와 각종 흔적들을 통해 그들의 고단한 삶도 엿볼 수 있다. 현재는 동굴이라는 공간적 차별성과 희귀성이 문화예술 콘텐츠와 결합하여 새로운 창조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찾는 이들이 많다
두 번째 투어 코스는 온신초등학교이다. 이 학교는 원래 노온사리 경찰주재소였다가 1934년에 서면보통학교의 분교로 설립되었다. 1919년 서울에서 3·1운동 발발 이후 만세 시위는 점차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였고 경기도의 중남부 지방으로도 이어졌다. 그러다 청년 이정석이 3월 27일 광명시 설월리에서 혼자 독립만세 시위를 하다 체포되어, 노온사리 경찰 주재소에 구금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에 마을 주민들과 배재고보생 최호천·윤의병은 주재소를 습격, 그를 구출할 계획을 세웠다. 70여 명의 주민들이 면사무소에 모였고, 가리대마을과 인근 주민들도 합세해 200여 명이 돌과 몽둥이로 무장하고 주재소로 향했다. 구름산을 넘어 밤늦게 주재소에 도착한 주민들은 석방을 요구했지만 이정석은 이미 영등포 경찰서로 넘어간 상황이었고, 일본 순사는 석방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주민들은 주재소 부근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소하리 보통학교 뒤편에서 해산하였다. 석방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시위를 주도한 7명이 체포,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운명에 놓였다.
역사 투어의 두 번째 퍼포먼스는 ‘무중력 인간’으로 실제 사람이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공중에 떠 있는 광경이었다. 투어팀은 처음엔 마네킹 인줄 알고 지나쳤다가 사람이란 것을 확인하고, 놀라움과 신기함에 눈을 떼지 못했다. 온신초등학교가 역사투어버스 코스에 포함된 것은 이곳이 광명시의 3·1운동 발상지로 교내에 광명지역 발상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는 역사적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투어는 충현박물관이다. 이곳은 조선 중기 재상 오리 이원익(李元翼, 1547~1634)을 기념하는 대표적인 종가 박물관이다. 관감당, 탄금암, 오리영우, 호성공신도상, 이원익 영정 등 대표적인 유물 및 유적을 보존하고 있다. 이원익은 영의정을 여섯 번 지내고 투철한 책임감과 애민정신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소박한 성품과 검소한 삶으로 일관한 ‘청백리 재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호는 당시 소하동 마을에 오동나무가 많았다는 이유로 ‘오리(梧里)’라 지었다고 한다. 호성공신도상은 2005년 7월 국가 문화재 보물 제1435호로 지정된, 시의 유일한 보물이다. 1604년(선조 37) 임진왜란 때 선조를 호종하여 피난했던 공적이 인정되어 호성공신으로 녹훈되었을 때 그려진 이원익의 영정이다. 이 초상화 속의 복식과 관모는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며, 17세기 초반 공신도상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이외 박물관에는 두 칸짜리 오막살이 초가인 관감당, 이원익이 거문고를 연주하던 탄금암 바위와 측백나무가 오는 이들을 반겨준다. 세 번째 퍼포먼스는 ‘투명인간’이다. 역사투어 장소마다 독특하고 신기한 퍼포먼스는 투어의 재미와 의미를 더해 주었다.
이러한 광명시의 역사투어 버스의 각 코스가 조선시대를 포함하여 주로 지난 100년의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사건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위기를 극복했던 역사현장 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는 주로 큰 흐름만을 기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누구나 역사의 현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